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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이야기

< 유럽을 놀라게 한 ‘휠체어무용가 김정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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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부관리자 작성일19-11-10 17:57 조회1,8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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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2019 제3회 모빌 신 안무 경연대회’(2019 Ⅲ Choreographic Contest Mobile Scene)에서 작품 ‘낡은 집(An old house)’으로 빛소리친구들 소속 휠체어무용가 김정훈이 1위를 수상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아시아 최초로 경쟁부문에 진출하여 우승을 차지한 것인데 아시아 참가자는 한국이 유일하여 그 의미가 더 크다.

에세나 모빌 페스티벌 (Ecsena Mobile Festival)은 2007년 시작돼 올해 13회째를 맞이한 유럽의 대표적인 장애인무용축제로 김정훈이 참가한 모빌 신 안무 경연대회(2019 Ⅲ Choreographic Contest Mobile Scene)는 2017년부터 시작한 경쟁부문으로 올해 12개 팀이 참가하여 열띤 경연을 펼쳤다.

‘낡은 집(An old house)’은 현대무용가와 안무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스트그룹의 류진욱 안무가와 빛소리친구들의 김정훈 휠체어무용가가 1년 이상 호흡을 맞춰 온 빛소리친구들의 기획 작품이다.

휠체어로 표현할 수 있는 움직임의 섬세함과 기술성의 최고치를 보여주어 심사위원단의 호평과 현지 관객에게 높은 호응을 얻어 내는데 성공하며 만장일치로 1위에 선정됐다.

빛소리친구들 최영묵 대표는 “장애인무용가를 포함하여 대한민국 장애예술인들이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펼치기 위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도전한다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것이 꿈이 아닌 현실로 가능함을 확인해 나가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정훈은 누구인가

김정훈은 29세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PC방을 운영해 보았고, 남대문에서 악세서리 장사도 해 보았고,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워서 디자인 일도 하며 정말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았다.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었으나 훤칠한 외모 덕에 공학도였지만 연극 무대에 서게 되었는데 ‘계란이 왔어요’라는 간단한 대사조차 입 밖으로 자신있게 뱉어내지 못했다.

졸업 후 의류회사에 다녔는데 일주일에 4시간밖에 못 잘 정도로(밤을 새우는 것은 일상) 치열하게 살았다.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인라인을 타고 출퇴근을 하고 겨울에는 스키장에서 살다시피 할 정도로 운동을 즐겼다.

2003년 교통사고는 그의 모든 활동을 정지시켰다. 그는 2년 6개월 동안 병원생활을 하며 30번 이상 수술을 하였다. 온몸의 뼈가 성한 데가 없었다. 수술로 복원이 되는 듯하였지만 골수에 염증이 생겨서 휠체어를 타게 되었다.

병원 생활을 마칠 무렵 운명처럼 우리나라 휠체어무용의 시조인 김용우를 만났다. 그가 휠체어 무용을 하자는 말에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예스라고 했고, 그가 권하는 대로 빛소리친구들에 들어가서 무용을 배우게 되었다.

Q. 왜 휠체어무용을 시작했는가.

휠체어스포츠댄스는 재활 훈련 과정에서 접했지만 무용에 입문한 것은 31세였다. 왜 선택했느냐고 하면 그저 좋아서라고밖에 할 말이 없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움직임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무용이 좋았다.

늘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성격이라 도전을 주저하지 않기에 시작이 빨랐다. 휠체어무용을 시작하자마자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데뷔 무대는 2011년 부산무용제 폐막 초청공연이었다. 공연 전 긴장감과 부담감이 컸지만 막상 공연을 시작하니 40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연기를 마치고 그제야 객석을 바라보았다.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렇게 큰 박수를 받고 나니 용기가 생겼다.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날의 감동은 두고두고 힘이 되어 주었다.

Q. 김정훈이란 무용가에게 월계관을 씌워 준 무대.

모빌 신 안무 경연대회 출전은 빛소리친구들 최영묵 대표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우리나라는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었고, 아시아도 경쟁부문에 출전한 기록이 없어서 신청을 해 놓고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시기에 발을 수술하게 되었다. 피부 괴사가 심해서 계속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이다. 병원에 있느라고 연습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경쟁부문 출전권을 얻어서 기쁘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무용은 몸이 무기여서 컨디션이 안 좋으면 동작이나 연기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회복 속도가 빨라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정말 지독히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한국 대표로 출전을 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이었는데 1등이라는 발표에 얼떨떨했다.

무용가로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사고 후 무용을 시작하기까지 고통스러웠던 날들이 떠올라서 눈물이 났다. 최영묵 대표도 무척 자랑스러워하셨다. 이제 막 시작한 장애인예술에서도 무용 분야는 그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국제대회에서 한국의 장애인무용을 인정해 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Q. 출품작 ‘낡은 집(An old house)’은 어떤 작품인가.

무용을 하면서 느낀 것은 휠체어무용을 보는 관객들의 시선이었다. 관객들은 무용수의 춤사위나 얼굴 표정 등의 연기를 보지 않고 휠체어를 먼저 보기 때문에 무용을 놓치게 되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휠체어보다 무용수를 먼저 보게 만든 작품이다. 류진욱 안무가 작품의 현대무용(컨템포러리 댄스)으로 류진욱 안무가와 둘이서 공연을 한다.

작품 시놉시스는-한 사람의 숱한 인생을 바라보는 낡은 집엔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된 공간의 흔적이 담겨 있는 낡은 집처럼 사람도 변화의 시간이라는 과정을 겪는다. 변화된 모습과 변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으로 마주하는 두 남자, 그 안에서 닮아 있지만 다른, 다르지만 닮아 있는 서로를 통해 스스로 찾으려고 한다.-이다.

이 작품 ‘낡은 집(An old house)’은 8월 대학로 아르코 극장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장애인 국제무용제’의 폐막공연으로도 만날 수 있었다.

Q. 그동안도 많은 공연을 하였을 텐데.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개회식 공연도 나로서는 큰 무대였다. 빛소리친구들에서 주최하는 정기공연이 꾸준히 있을 뿐 공연 기회가 많지 않다. 공연 이외의 활동은.

빛소리친구들에서 주최하는 장애인무용전문교육 메이드에서 장애청소년들에게 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거부했던 중증장애청년들이 무용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면서 긍정적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르치는 일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Q. 앞으로는.

관객들이 장애인무용 공연을 보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좋은 무대를 준비할 것이다. 예전에 비해 장애인무용 공연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서 약간의 관심만 가져도 공연 소식을 접하실 수 있는데 장애인무용 공연 관람을 선택해 주셨으면 한다.

안 보고 그럴 것이다 하고 평가하지 말고 단 한 번만이라도 공연장에 와서 봐주셨으면 한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대한민국이 세계장애인무용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장애인무용수가 무용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꿈이다. 꾸준함이 탁월함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도전할 생각이다.

#출처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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