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화와 수어는 이중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 장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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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이야기

구화와 수어는 이중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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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특수교육 작성일18-05-25 07:14 조회6,0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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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청각장애에 대해 생각하면 수어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수어와 함께 구화도 같이 떠오른다. 지난 1월, 나는 구화를 사용해 청인과 대화하는 농인 친구를 처음 만났다. 나는 그때까지 청각장애인들은 모두 수화를 사용해 대화를 하는 줄 알았기에 친구에게 수화로 대화를 왜 안하냐고 물어 보았다. 친구는 자신은 난청인이고, 수화는 보통 청각장애인들끼리만 있을 때 사용한다고 대답해주었다.

 

나는 구화와 수어를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서, 비장애인은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장애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시켜주려면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알아야 한다. 따라서 구화는 농인들이 청인에게 자신을 이야기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수어라는 언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청인 중에서 수화를 완벽하게 구사하여 의미파악을 정확히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소수이다. 같은 청각장애인 사이에서도 수화를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구화는 농인과 청인 사이에 접점을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일본에 갔을 때 우리는 한글로 대화하지 않고 일본어로 각지를 돌아다니며 과제를 수행한다. 여기서 보면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일본어를 통해 현지인과 접점을 만든 것이다.

구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청인들의 이기심 때문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농인의 삶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청인에게 수화를 주입시켜 대화하게 하는 것보단 농인이 능동적으로 이야기 해주는 것이 의미가 더욱 잘 전달 될 수 있는 길이며 그들의 필요에 따라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에 농인에게 있어 구화는 필요하다.

농인들은 청인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청각적인 문화들을 공유하기 어렵다. 청인 또한 농 문화를 공유하기 어렵다. 청인과 농인이 문화를 함께 공유하려면 수어라는 언어적 매개체가 필요하다. 우리가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우기전에 그 나라 언어를 공부하는 것처럼.

또 문화를 배우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청력이 완전히 손실된 농인이라면, 수화가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러한 농인들이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청각적 요소가 더해진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수화가 보조적으로 필요하다.

 

https://youtu.be/K11NLiEmUCg (수화 없는 청각 장애학교)

이 영상을 보았을 때, 청각장애학교이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만한 수화실력을 가지고 있는 교사가 드물고 수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인터뷰내용에서, 나는 ‘비장애인 중심에서의 특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부분 때문에 구화가 비장애 중심 사회의 강요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한편으론 청인과

농인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농인을 교육하는 교사는 수화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교과과정을 진행해야한다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도 새기게 되었다.

구화와 수화는 모두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언어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사람들은 구화와 수화를 대립시켜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구화와 수화는 농인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중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청인들은 둘 중 어떤 것도 강요해서는 아니 된다. 또 한편으로 농인들은 수화를 모르는 청인들을 위해서는 구화로 이야기 해줄 필요성이 있다. 청인 또한 구화가 정상적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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