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특 18 이정현
이따금 사람들이 장애인들에 대하여 수많은 논쟁과 토론을 거칠 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제쳐두고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될 때가 있다. 장애인들의 고단한 삶과 힘든 현실에 관련하여 많은 문제와 쟁점이 토의되고 있지만, 결국 장애인들도 소득이 있어야 뭐라도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장애인 문제에서의 본질도 결국 소득문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대한 차별과 그에 대한 문제의 뿌리를 찾아가보면 결국 끝에는 소득보장 문제라는 큰 돌덩이가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결국 모든 장애인 문제의 시발점과 그 끝은 소득보장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삶이 전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무조건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바로 소득보장 문제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장애인들의 소득보장을 가로막고 있는 걸까? 제일 먼저 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제도가 장애인들의 소득보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장애인은 아무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가족과 같이 살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기초생활수급권자에서 제외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어떤 개인이 가진 재산이 없고, 취업을 하지 못하여 소득이 없으면 국가가 그 개인을 수급권자로 지정하여 일정 생계비를 지급하는 제도이다. 장애인들이 놓인 현실을 생각하였을 때 이 제도가 시행될 때의 일차적인 지원 대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장애인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는 제도 시행 목적과는 다르게 장애인이 재산도 없고 취업도 거부당하여 아무 소득이 없는데도 가족이 돌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부양의무제도가 존재하는 한 장애인은 독립된 개인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주위 사람이나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면서 살아가는 존재로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부양의무제도는 최대한 빨리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에 대한 최저임금적용제외인가 제도도 시급히 폐지되어야 할 제도 중 하나이다. 최저임금적용제외인가 제도란 장애인을 최저임금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이다. UN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도 이 제도에 대한 개선을 권고한 적이 있지만 많은 장애인들이 작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데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작업장에서 훈련생이 아닌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데도 월급이 10만원 전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제도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면 장애인들에 대한 고용이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제도 개선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누구든 일단 일을 하고 있으면 이에 대한 최저임금을 무조건 받아야 하고, 나아가서 이러한 돈으로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장애인이 예외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의 소득보장과 관련하여 해결해야할 또다른 문제는 장애 연금의 형평성 문제이다. 노인들은 전 인구의 70%까지 노령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이에 반하여 장애연금은 전체 등록장애인의 약 10%까지만 지급되고 있다. 그것도 주 수혜대상을 기초생활수급 장애인 중 1·2급 장애우로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노인과 장애인을 차별하는 연금정책은 장애인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비교하여 봤을 때도 노인들보다 장애인들이 훨씬 더 열악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노인빈곤이 문제라지만 장애인 빈곤은 노인빈곤에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심각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직면하여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소득보장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헌법상으로 이러한 제도의 부실한 부분을 고쳐나가야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립하여 살아갈 수 있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 질 것이다.